동네 한 바퀴 343화 제주 1부 함덕해수욕장 야외 요가와 87세 선흘리 할망 화가들의 감동 이야기

온 산천이 고운 가을볕으로 물드는 계절, 여러분의 가을은 어떤 모습인가요? 🍁 만약 이 가을의 진수를 오롯이 느끼고 싶다면, 지금 당장 제주로 떠나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투명한 하늘, 황금빛 감귤, 그리고 은빛 억새가 만개한 오름까지. '동네 한 바퀴'가 제주의 가장 낭만 짙은 가을 속으로 안내합니다.


동네 한 바퀴


KBS 1TV 동네 한 바퀴

제343화 [2부작 가을, 낭만 제주] 1부 - 하영 곱다(매우 곱다)

2025년 11월 1일 토요일 저녁 7시 15분 방송

- '한국의 몰디브' 함덕해수욕장에서 만난 새로운 힐링, 야외 요가 체험

- 은갈치 1번지 성산포항의 활기, 채낚기로 잡아 올린 가을 바다의 진미

- 55년간 해녀의 생명을 지켜온 '고무옷', 2대째 이어지는 감동의 장인정신

- 평균연령 87세, 선흘리 할망들이 붓을 잡고 되찾은 황혼의 청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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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가을의 첫인상: 에메랄드빛 쉼과 낭만

제주의 가을 여정은 '한국의 몰디브'라 불리는 함덕해수욕장에서 시작되었어요. 그 명성답게 투명하고 고운 에메랄드빛 바다가 눈앞에 펼쳐지는데, 정말이지 숨이 멎을 것 같았네요. 이곳은 제주의 수많은 해수욕장 중에서도 방문객 1위를 기록할 만큼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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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곳을 즐기는 아주 특별한 방법이 있었어요. 바로 파도 소리를 배경 삼아 즐기는 '야외 요가'였습니다. 😲 바람과 바다의 리듬에 맞춰 몸을 움직이다 보니, 요가의 본래 의미인 '몸과 마음의 결합'이 그 어느 때보다 깊게 다가오는 듯했어요. 바다 위 '올린여' 바위의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의 여유까지. 이것이 바로 제주가 주는 완벽한 쉼이 아닐까요?


[체크] 실제로 2025년 한국관광외식문화원의 '제주 MZ관광 발전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함덕해수욕장은 제주를 방문한 MZ세대 관광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인기 관광지 1위로 선정되었다고 해요. 청정한 자연과 트렌디한 힐링이 공존하는 곳임을 증명한 셈이죠.

😥 솔직히 말해서, 그냥 바라만 봐도 좋은 바다 앞에서 요가를 한다니... 상상만으로도 모든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기분이에요. 당장이라도 매트 들고 달려가고 싶어지네요.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특별한 순간이었을 것 같아요.


성산포의 은빛 유혹: 가을 바다가 내어준 진미

제주의 최동단, 유네스코 3관왕에 빛나는 성산일출봉이 버티고 선 성산포. 가을이면 이곳 항구는 은빛 갈치를 잡으려는 어선들로 그야말로 불야성을 이룬다고 해요. 성산포의 갈치가 유독 명성이 자자한 이유는 바로 '채낚기' 방식 때문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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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이 아닌 낚시로 한 마리 한 마리 정성스레 잡아 올리기 때문에, 비늘 손상이 적고 선도가 극강이라고 합니다. 하루에 거래되는 양만 무려 5천 상자 이상! 하역과 동시에 경매, 유통, 가공까지 원스톱으로 진행되니, 제주에서 가장 신선한 갈치를 맛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여기였네요. 👍


특히 '갈치돌돌이', '갈치볼'처럼 이름부터 생소한 다양한 갈치 요리를 활어회센터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다고 해요. 가을 바다의 별미, 은갈치의 진수를 맛보는 순간이었겠어요.



해녀의 생명을 지켜온 55년의 약속, '고무옷' 이야기

바다를 밭이라 부르며 살아가는 제주의 강인한 어머니, 해녀들. 구좌읍에는 이 해녀들의 생명을 지켜주는 '고무옷'을 2대째 제작하는 가족이 있었어요. 지금이야 당연하게 입는 고무옷이지만, 이것이 보급되기 전 해녀들은 '물소중이'라는 얇은 광목천 옷 하나에 의지해 거친 파도와 맞서야 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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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하면 '쇠(소)로 태어나지 못해 여자로 태어났다'는 말이 전해질까요. 한여름에도 한 시간을 넘기기 힘든 고된 물질. 그 시절 해녀들의 고통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대목이었어요.


[체크] 55년 전, 정부미자(89) 씨가 일본에서 '네오프렌' 소재의 해녀복 원단을 처음 들여왔다고 해요. 이는 실제 여러 자료에서도 확인되는 사실로, 1970년대 초반 네오프렌 소재가 도입되면서 해녀들의 물질 시간이 획기적으로 늘어났고(최대 6시간), 이는 제주 해녀 역사에 '혁명'이라 불릴 만한 큰 변화였다고 합니다.


고무옷은 해녀들에게 따뜻한 갑옷이 되어주었어요. 평생을 '해녀복 언니'로 불리며 해녀들과 동고동락한 정부미자 씨. 이제는 그 뒤를 이어 막내아들 내외가 그 명맥을 잇고 있었어요. 바다가 차가워지는 늦가을, 새 옷을 장만하려는 해녀들의 주문으로 연간 500벌 이상을 만들며 가장 바쁜 철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 정말 '해녀복 언니'라는 호칭이 아깝지 않네요. 한 사람의 혜안과 노력이 수많은 해녀의 삶과 생명을 지켜낸 거잖아요. 그 기술과 정신이 2대째 이어지고 있다니, 단순한 옷을 만드는 것을 넘어 제주의 역사를 깁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해졌어요.


제주의 시간을 걷다: 추억의 가맥집과 신들의 정원

제주 올레길의 출발점, 성산읍 시흥리 해안도로를 걷다 보면 정겨운 풍경을 만나게 돼요. 바로 해풍에 오징어를 말리는 오래된 가맥집인데요. 이곳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13년 전 동네지기(이만기) 역시 제주 여행 중 우연히 들렀던 추억의 장소이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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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SNS에서 화제가 되며 여행객들의 '핫플레이스'가 되었다고 하네요. 바다를 바라보며 맥반석에 구운 오징어 한 마리라니, 이보다 더 완벽한 낭만이 있을까요? 도시살이에 메마른 감성도 촉촉하게 적셔주는 공간이었어요.


발길은 오름의 왕국, 송당리로 이어졌어요. 이곳에는 2023년 개장한, 가장 제주다운 정원으로 사랑받는 공원이 자리하고 있었죠. 제주의 꽃과 나무도 아름답지만, 이곳이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사라져가는 '동자석' 천여 점을 수집하고 보존하고 있기 때문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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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 앞에 세워져 망자를 지키던 동자석. 돌하르방만큼이나 제주 고유의 정서를 담고 있지만, 장례 풍습의 변화로 유실되어가고 있다고 해요. 묵묵히 제주의 문화와 자연을 지켜내는 이들의 우직함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네요.


제주에 뿌리내린 새로운 삶: 난산리 셰프와 선흘리 할망 작가들

제주의 조용한 중산간 마을 난산리. 4년 전, 이곳의 오래된 귤창고가 멋진 식당으로 변신했어요. 가구부터 그릇까지 직접 만들며 자신만의 공간을 완성한 김창섭(33) 청년 사장님. 제주 흑돼지와 추자도 문어 스테이크, 구좌 당근 소스 등 제주 로컬 식자재를 활용한 독창적인 메뉴가 입소문을 타며 마을의 명소가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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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솜씨 좋은 셰프가 동네 어르신들 핸드폰도 고쳐드리고, 재봉틀까지 손봐주며 '동네 아들'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니... 정말 마음이 따뜻한 분이네요. 일과 사람에 지쳐 내려온 제주에서 새로운 용기를 얻었다는 사장님, 그 정성이 담긴 음식은 맛이 없을 수가 없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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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의 또 다른 감동은 선흘리에서 만났어요. 이 작은 마을이 전국에서 미술관이 가장 많은 마을로 유명하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더 특별한 것은, 그 미술관의 관장이자 작가가 모두 '할망', 바로 할머니들이라는 점이에요.


2021년, 마을에 정착한 그림 선생을 따라 홍태옥(89) 할머니가 처음 붓을 잡았고, 그 모습을 보던 다른 할머니들도 하나둘 그림을 그리며 8개의 마을 미술관이 생겨났다고 해요. 평균연령 87세. 일제 강점기와 4.3사건, 한국전쟁을 겪으며 평생을 '어머니'로 살아온 분들이에요. 


팔십이 넘어서야 비로소 잊고 있던 자신의 이름을 그림에 써넣게 되신 거죠. 그림을 통해 삶의 해방구를 찾은 황혼의 청춘, 그 곱딱한(아름다운) 인생 이야기에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살아있는 박물관, 제주의 어제와 오늘을 품다

마지막 여정은 제주의 문화유산을 원형 그대로 간직한 민속촌이었어요. 산촌, 중산간촌, 어촌 등 옛 마을을 복원한 100여 채의 전통가옥은 그 자체로 '살아있는 박물관'이었죠. 옛 제주식 흑돼지 축사인 '돗통시'부터 잔칫날 체험까지, 제주의 삶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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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만난 또 다른 제주의 문화는 바로 '메밀'이었어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효자 작물이었죠. 100% 제주 메밀로 만든 들기름 비빔면은 웨이팅이 생길 정도라고 하니, 그 구수한 맛이 더욱 궁금해졌네요.


해가 저물자 민속촌은 또 다른 얼굴로 변신했어요. 창조의 여신 설문대할망 등 7명의 제주 신이 등장하는 화려한 야간 퍼레이드까지! 제주의 역사와 신화, 그리고 삶의 온기가 공존하는 다채로운 매력을 만끽하며 제주의 가을밤이 깊어갔습니다.


풍경도, 그곳에 깃든 인생도 '하영 고운' 제주. 이번 '동네 한 바퀴'를 통해 이 가을, 제주가 왜 그토록 찬란하게 빛나는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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